이 글을 쓰기 위해 별 짓을 다했네요. 게시판에 글이 안써져서 재가입까지 하고.
일단 모든 오일에서 꾸준히 관리하는 차만 3대 입니다. 주변에 친구들 소개해 준 것 까지 친다면 훨씬 많을거고. 본점이 잠실 애니카랜드 안에 있을 때 부터 이용해 왔었으니 나름 장기 고객이라면 장기 고객입니다. 그만큼 모든 오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 만큼(애정이 없다면 소개도 안하겠죠) 지나가는 뜨내기 손님의 헛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오일을 갈러 갔다가 발생한 문제를 보면서 모든 오일이 초심을 잃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올립니다. 당일날도 카운터에 계시는 분께 이런 문제에 대해 얘기했었지만 아무래도 사장님도 보시고(사장님이 보실지 안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문제의식을 깊게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 올립니다.
오일을 갈 때 까지는 좋았습니다. 문제는 이후에 터졌는데, 우선 엔진룸 청소 문제. 전에는 당연히 알아서 해주셨었던 부분인데 그냥 넘어가시더군요. 나중에 따로 지적하고서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는데 별거 아닌거 처럼 보이지만, 모든 오일의 초심이 뭐였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비스는 고객이 알아서 찾아서 받는게 아닙니다.
일단 그 문제는 별거 아니니 간단하게 언급하고, 진짜 큰 문제는 이후에 터졌습니다. 엔지니어 분 께서 엔진룸을 청소하는 동안 밖에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고 있었는데 갑자기 윽~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고개를 돌려서 보니 뭔가 부품이 날라와서 옆에 계시던 카운터 담당분께 맞은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문제인가 하고 가보니 라지에이터와 호스를 연결하는 부분이 깨졌다고 하시더군요. 라지에이터에 연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라지에이터를 교환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과 함께.
일단 제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더군요. 바로 전날 대우 정비공장에서 점검을 받고 노화된 부품들을 교환하고 나온 터이다 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당연히 엔지니어 분께 부품이 부서진 이유에 대해 물어봤는데, 엔지니어 분 께서는 이 부분은 노화되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게 하필이면 이 시점에 터진 것 뿐이다.. 오히려 운전 중에 발생했으면 견인을 했어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해서 다행이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차를 오랫동안 관리해 왔고 간단한 정비는 손수 하긴 하지만 제가 엔지니어가 아닌 만큼 엔지니어가 그렇다고 하는데 별로 할말은 없었습니다. 교환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교환 요청하고 나와서 평소에 단골로 이용하는 정비소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정비소 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모든 오일 엔지니어분이 하시던 얘기랑은 약간 차이가 있더군요.
"그 부분이 원래 그쪽 엔지니어가 얘기하는 것 처럼 노화되면 그런 현상이 벌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압력에 약한 부위이다 보니 작업 중에 손으로 잘못 짚거나 청소를 하다가 눌리면 쉽게 부러지는 부위이기도 하다. 원인 파악을 하려면 부러진 부위를 보면 되는데, 불순물이 많이 나와 있고 녹아 있는 흔적이 있으면 노화된게 맞지만 깨끗하게 잘려져 나가 있으면 정비 중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 나도 얼마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고객 양해를 구하고 절단면을 점검해 본 결과 정비 중 실수임이 판단되어서 자비로 보상 교체를 해줬다..." 라고 하시더군요.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바로 위에서 얘기한 "절단면을 점검"이라는 부분입니다. 정말 고객을 생각하는 업체라면, 그리고 모든오일이 초심을 지키고 있는 업체라면 문제가 터졌을 때, 당연히 위 정비소 사장님 처럼 엔지니어들이 절단면을 확인하고 불순물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서 원인 파악을 한 뒤에 고객이 오해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을 해주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어땠었는지요? 절단면 확인을 나중에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터지고 제가 바로 본넷 앞에 서자마자 엔지니어분 께서 하신 말씀은 노후화로 인한 부식..으로 단정짓듯이 말씀하셨습니다.
자, 고객 입장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저 상황에서 모든오일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제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아니, 두가지 경우에 대해서 어느쪽을 더 신뢰하게 될까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성급하게 원인을 단정짓는 것 보다는 절단면을 확인하고 확인 결과에 대해 고객에게 충분히 신뢰가 갈만큼 설명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당시 대응은 고객 입장에서 보기에는 딱 이거였습니다.
"어차피 노화되면 자주 발생하는 문제이고 그럴 가능성 높으니 그렇다고 하자"는 식의 책임회피성 행동.
일단 여기서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수가 되었든 노화가 원인이든 간에 모든오일이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그렇게 확인도 안하고 단정짓는 행동은 나와선 안되는 행동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걸로 끝나질 않더군요.
일단 이미 한번 신뢰를 잃은 상태이기에 이번에는 정비 과정을 옆에서 서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라지에이터가 협력업체에서 배달되어 와서 그걸 뜯는 순간 박스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혹시 순정품인지요?"
여기에 대한 엔지니어분들의 태도와 대답에 전 두번 실망했습니다. 어차피 순정이나 이거나 다 같은 제품이다.. 하면서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인양 귀찮은 듯 대답하고 치워버리시더군요. 마침 사업을 하시는 아버님이 이쪽과 연관이 있는 분야라서 이 분야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었던데다가 전화로 바로 확인도 해봤습니다. 당연히 순정품이 따로 있을 뿐만 아니라 순정품은 대우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했고 비순정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틀리다.. 라는 당연한 얘기와 함께 대우 제품은 순정과 비순정의 가격 차이가 없기 때문에 비순정을 쓸 이유가 없다.. 라는 얘기를 전화로 확인했습니다.
바로 작업 스톱 시키고 카운터에 항의를 해서 순정품으로 요구했습니다만, 이쯤에서 고객 입장으로서는 그동안 내가 알던 모든오일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정비업체라면 정비 이전에 순정품과 비순정품에 대해 고객에게 고지하고 선택권을 고객에게 주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더군다나 순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고객에게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비순정품 사용을 밀어 붙히려 한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제가 개인적으로 확인해 보지 않았다면 전 같은 돈을 주고 비순정품을 다는 어이 없는 경우를 당했을 겁니다. 고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쯤 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 수준입니다. 제가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고 비순정품 장착을 밀어 붙혔으니 말입니다.
자, 이게 대체 신뢰와 믿음으로 여기까지 온 모든오일의 모습이 맞나요? 전 솔직히 그 순간 "정비업체는 어디든 다 똑같구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 마저 들었습니다.
모든오일, 좋은 제품을 다루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교환과정을 제대로 하려는 노력으로 인정 받은 것도 맞지만 오늘날 여기까지 온건 고객의 절대적인 신뢰, "모든오일은 눈만 돌리면 사기치려는 다른 정비업체와는 마인드 부터 틀린 솔직한 업체"라는 그 신뢰의 힘입니다. 제가 틀렸나요?
이런 업체가 이게 무슨 실망스러운 행동입니까. 이래서야 고객을 봉으로 여기고 어떻게 하면 고객 주머니를 한푼이라도 더 털어볼까 고민하는 수많은 정비업체들과 뭐가 다른지요?
모든오일, 잠실 셋방 시절을 거쳐서 지금 전국에 지점을 두며 성장해왔던 시간,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했던 제일 큰 이유는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바로 "고객의 신뢰"의 힘이었습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그 고객의 신뢰가 없어지는 순간 빨리 올라온 만큼 빨리 내려갈 수도 있는게 시장 경제의 법칙입니다. 그 힘을 믿고 오늘날 이런 성공을 거둔 업체이니 만큼 사장님께서는 누구 보다 잘 아실거라고 봅니다.
초심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제일 큰 이유는 "믿고 차를 맡기고 커피 한잔 하면서 책 보면서 다른 짓 해도 나를 등쳐먹지 않을 오일/정비업체"를 잃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좋은 오일, 좋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고객"입니다. 오늘날 모든오일을 여기까지 이끌어 준 그 초심을 잃지 말고 다음번에 찾아갔었을 때는 "아, 역시 모든오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는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많이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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