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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서 에볼루션 8세대.
랜서 에볼루션은 일본의 차만들기가 우리나라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모델이다. 기술개발은 기업전반에 깔려있는 마인드와 결정권자인 오너의 철학이 없이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의미심장한 것이다.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는 이미 60년대에 F1에서 우승을 했던 저력이 있는 기술강자로 기술개발과 이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적인 것은 여전히 한국 메이커들과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랜서 에볼루션은 WRC의 황제로서 스바루 임프레자와 함께 오랜 맞수이자 좋은 경쟁자이기도 하다. 2리터 터보 엔진이 만들어내는 안정된 280마력의 출력과 풀타임 4륜구동, 그리고 일본 현지사양에 적용된 ACD(전후 다이내믹 토크 배분장치), AYC(후륜 좌우 토크 분할 배분 장치)의 첨단기술은 랜서 에볼루션을 젊은이들의 이상향으로 올려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엔진 후드 위의 대형 공기 흡입구를 갖추고 있으며, 메시 그릴 안쪽으로는 대형 인터쿨러가 자리잡고 있다. 보수적인 기술집단의 차라는 것을 말이라도 해주듯, 전체적인 디자인은 평범하고, 직선 위주의 엣지를 살리고 있다. 사실 에볼루션은 디자인 보다는 미쓰비씨의 모터스포츠 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다만 순정 세팅의 핸디캡은 제동을 검련서 조향이 가해졌을 경우 후륜이 상당히 가벼워지면서 뒤가 좌우로 낭창낭창하게 안정감을 잃은 듯 움직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계식 4륜구동의 장점은 바로 코너를 돌고 있을 때 급격한 변화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를 때 풀 스로틀로 탈출해도 그립에 여유가 있고, 안정성이 의외로 높아 코너에 진입할 때의 긴장감을 찾아볼 수 가 없다.
자동차를 즐길줄 모르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차는 건조한 상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즉, 전자제품 만들듯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즐기는 마인드를 가진 경영진에게서 나오는 결과물을 기다리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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